과거의 게으름을 따라잡는 중

“블로그 새로 만드시더라고요? 잘 보고 있습니다. 근데 이제 QA 관련해서는 글 안 쓰시나요?”

무척 부끄러운 질문을 받았다. 그 부끄러움은 내 현재의 게으름과 쌓아둔 과거 이야기들에서 기인한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필자의 과거를 따라잡는 중’이다.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하는 고백이 있다. 필자에게는 사실 성격적 큰 단점이 있다. ‘남들에게 장점을 증명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점’이다. 필자는 필자 자신의 역량에 대해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고, 필자의 면접 자리에서 면접관의 충만한 자기애로 인해 면접자인 필자를 이상한 방식으로 다그쳐도 ‘그러라 그래라~’ 하는 경우가 많다. 면접관이 어마어마하게 말실수를 하거나 예의 없게 하지 않는 이상 거의 그렇다고 봐야지. 필자는 그저… ‘나랑 같이 일해보면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알 텐데 뭐…’하며 필자를 선택하는 회사 자체가 운이 좋은 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증명하려 노력하지 않는다. 나쁜 버릇이다.

필자가 그동안 해온 세미나 발표, 이런저런 생성한 자료들 등은 그야말로 ‘모두에게 나누어 주기 위한 목적’으로 한 행동일 뿐, 그걸로 필자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노라고 증명하려 들지 않았었다. 어쩌면 지금 이 블로그도 증명한다기보다는 ‘정리한다’라는 느낌이 더 강하기도 하고. 원래 천성적으로 남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려 들지 않는 성향이다 보니 딱히 무언가를 열심히 집중에서 증명하지 않았었다.

타인에게 당신을 이해시키려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

그런 개인적 단점 때문에 재미있는 취미 겸, 하고 싶은 말들을 하기 위한 개인 블로그들을 운영했었는데 2016년 즈음, 어느 순간 하기 싫어지는 이유들이 생겨버렸다. (그 이유들은 다른 글에서 정리 중이다.) 필자는 한두 가지 이유에 꽂혀서 뭔가를 결정하지 않는다. 어떤 행동을 하는 것도,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필자에겐 수많은 이유들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고, 상황을 바꿔보려한 후에 고민한다. 시간이 흘러 뭔가를 해야 하는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지면 그때서야 행동에 옮긴다. 그렇게 그 때는 블로그를 더 이상 하기 싫어지는 이유가 너무나도 많았고, 명확했다.

그렇게 글 쓰기를 중단하고 몇 년간 개인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모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자아의 근본적 습성이 바뀌지는 않음으로, 여러 가지 노트 앱 서비스들(에버노트, 구글 드라이브, 애플 노트, MS원노트 등 서비스들과 필기 노트 등)에 그동안 정리하지 않은 많은 글이 몇 년 치,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은 기간만큼, 그렇게 많이 쌓여 있다.

어느 날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 볼까 싶어서 꺼내 놓은 노트들을 보면서… 또 다시 꽤 긴 시간 동안 블로그 글쓰기를 다시 시작할까 말까 고민했다. 필자가 다시 글쓰기를 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글을 써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글을 남길지… 복잡한 생각들이 얽혀서 그 실타래를 풀어 단순화 시키는 작업, 그 고민은 몇 달간 계속되었다.

그리고 2020년 말, 결정했다. 올해, 2021년 동안 필자가 해야 하는 일은 과거 필자가 수행하며 ‘정리해야지’ 하고 두었던 일들을 먼저 정리하고, 그러고나서 지금 수행하고 있는 업무에서 정리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하는 일이 우선이다.

필자는 이 내용을 「과거를 따라잡는 일」이라 정의하고 지금 글을 정리하고 있다. 과거의 생각들을 어느 정도 정리한 후, 내년부터는 새로운 생각들을 블로그에 적을 수 있도록 달리는 걸 올해의 목표로 삼았다. 근데… 솔직히 지금 속도라면 내년 중순까지는 과거를 정리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 그래서 초반의 질문에 답하자면 “QA 이야기를 다시 하긴 할 겁니다. 근데 아마 그동안 정리 좀 해야지 싶었던 내용들 다 정리하면서 동시에 시리즈로 연재할 수 있는 형태로 준비하지 싶습니다.” 라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필자가 쓰는 QA 관련 정보와 이야기를 읽으시러 방문하시는 분들께는 감사 인사드리며… 올해(2021년) 말이나, 내년(2022년)에 확인해 주시면 그 때 쯤엔 QA와 품질, 테스팅 관련 이야기들을 다시 시작할 거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글에는 댓글을 열어 두었으니, 혹시라도 먼저 정리했으면 하는 내용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면 제일 먼저 고려할까 한다.

항상 고맙습니다.
2021년 6월 현재, 본 블로그의 댓글쓰기는 Github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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