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필자 : 『 Lv8+の 꽃怪獸 』 천년나무 아이디 이야기

알림 : 본 글은 2020년 7월 1일 작성하기 시작하여, 2021년 5월 17일에 마무리하였습니다. 긴 시간 동안 바쁜 업무와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또 다른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공개가 늦었습니다. 그래서 2020년의 생각과 2021년의 생각이 마구 엉켜들어가 있습니다. 나무 넝쿨이라 생각해주세요.


미리 드리는 말씀

이 페이지는 굳이 필자의 이런 저런 사소한 TMI(Too Much Information)를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필자의 이야기들을 늘어 놓았다. 필자는 원체 생각을 많이 하고 사는 인간인데 그 모든 생각을 정리할 수 없으니, 읽으시는 입장에서는 이번 페이지에서 필자가 뭔소리를 하는지 모르실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미리 말씀드리고 시작해야 겠다 싶었다.


아이디에 대한 TMI 이야기 1편

필자의 아이디는 「천년나무」이다. 2008년 말, 2009년 초 즈음부터 사용해 왔다.

아마 이 페이지를 검색으로 들어오신 분들은 아마 쿠키를 검색하고 들어오지 않으셨을까 싶다. 필자는 이 녀석(=천년나무 쿠키)이 아니다. 필자가 따라한게 아니라, 이 녀석이 필자 뒤에 나왔다. (심지어 주택공사의 아파트 브랜드 중 하나인 ‘천년나무’ 브랜드도 필자보다 늦게 나왔다.)

아마 조만간 「쿠키런킹덤」이라는 작품 덕분에 팔자의 아이디는 검색되지 않고 온통 이 녀석만 검색이 되겠지. 어쨌거나, 디자인 예쁘게 나왔네. ‘정령의 왕’이라는 컨셉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필자는 「쿠키런킹덤」은 그만 두었다. 모바일 게임은 패턴이 비슷해서 필자가 두 달 이상 플레이하게 만든 게임이 없다.)

천년나무 쿠키

필자도 아이디를 만들 때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정령 가득한 「세계수(World Tree)」 컨셉을 잡고 아이디를 만들었는데, 아마 저 쿠키 기획하신 분도 필자랑 취향이 비슷한 분인가 싶다. 동지일까 싶고…

다만, 필자는 아이디에도 Full Name이 따로 있는데, 모두 풀어쓰면 바로 「Lv8+の꽃怪獸」이다. ‘레벨8의 꽃괴수’다. Monster인데 레벨도 겨우 8 정도라 누구나 만만히 보고 때려 잡을 수 있지만, 그 뿌리는 결코 죽지 않고 살아남아 결국 「세계수」가 되어가는 그런 스토리를 상정하며 아이디를 만들었더랬다.

이런 느낌으로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세계수


아이디에 대한 TMI 이야기 2편

필자는 나무들을 좋아한다. 물론 나무들이 필자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필자는 특히 커다란 나무들을 좋아한다. 사실 거의 모든 동식물들을 좋아하긴 한다. 아마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겠으나, 잘 모르겠는데 그냥 어릴 때부터 나무가 좋았다.

그래서인지 게임에 나무가 등장하면 필자의 마음이 더 동(動)하는게 있다. 아마 그 첫 시작은 (중1때인가 처음 플레이했었던) 게임 ‘이스1’이었던거 같다.

이스1 로다의 나무

시크한 사춘기 소년의 마음이라면 원래 “뭐라고? 나무가 말을 한다고? 푸헤헤”가 되어야 하는데, “와~ 스토리 설정 짱 멋지다.”라고 생각하며 굉장히 감동하면서 당연하게 받아들인거 같다.

그 이후로도, 워크래프트 게임 시리즈에 나온 「놀드랏실이라는 이름의 세계의 근원」, 그리고 아바타라는 영화에 나온 「영혼의 나무」 같이 게임이나 영화에 뭔가 나무가 중요한 역할로 출연하게되면 필자는 이상하게 열광하며 더 집중하고 반복적으로 플레이/시청하게 되곤 한다.

워크래프트3 놀드랏실

그래, 그참, 나무를 좋아라 하는 필자 되시겠다. (제발 나무들도 필자를 좋아해야 할텐데…) 큰 나무는 뭔가 막연히 좋다. 등산을 가거나, 트래킹을 하면서 숲에 가서 가끔 큰 나무를 만나면, 조용히 손을 얹고 혼자 인사하곤 한다. “안녕?”

아바타 영혼의 나무


아이디에 대한 TMI 이야기 3편

「천년나무」라는 아이디를 정할 때 마지막으로 영향을 준 건 친구들 때문에 끌려가 억지로 본 사주풀이 때문이다.

필자는 미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점도 보지 않는다. 그런 것들이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해서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게 맞을 가능성’에 대해 두뇌 속에서 완전히 배제해 놓지 못하고 있다보니 누군가 필자의 삶을 들여다보고 정해진 규칙대로 정의내리면 기분이 나쁠거 같아서 최선을 다해 그런 자리를 피해다닌다.

그런데, 2005년 즈음부터 길거리에 사주봐주시고 타로점 봐주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에 술에 거나하게 취한 친구놈들이 2차를 옮기는 중에 자기 결혼 사주 보겠다며 주정을 부려 필자를 억지로 끌고가 같이 사주를 보게 됐다. 아무리 싫다고 발버둥 쳐도 자기 주위에 이런거 같이 봐줄 사람이 필자 밖에 없다며 떼를 써서 늘 끌려가다 싶이 본거 같다. 그러고보면 필자는 참 ‘인상 좋게’ 생긴… ‘호구롭게’ 생긴… 그런 ‘막굴려먹는’ 친구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당시엔 그런게 유행이었다. 그렇다보니 유행에 민감한 한국 사람들은 남들 해보는건 다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놈이고, 저놈이고, 남자 녀석들이고, 여자 녀석들이고… 만날 때마다 징징대길래 끌려가서 총 네 번이나 보기 싫은 사주를 봤는데 필자가 우려하던 상황이 됐다. 서로 다른 네 분이 같은 이야기를 해서 그렇다. 필자는 누군가 필자 삶의 흐름을 들여다보고, 정해진 규격대로 판단하고, 평가하고, 정의 내려 버리는게 당시에는 너무 너무 싫었다. 그래서 사주를 보기 싫어했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지금은 워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식이었다.)

『자네는 삼만년 묵은 나무일세. 여기서 삼만년이란 진짜 숫자 30000이 아니라, 옛 조상님들이 ‘아주 오래됐다’는 말씀을 하실 때 ‘삼만년 묵은’이라고 하셨다네. 자네는 삼만년 묵은 나무인데 너무 커서 숲을 다 뒤덮고도 남아. 자네한테서 떨어지는 나뭇잎, 열매로 숲이 다 먹고 살 수 있지만, 그 숲에서 사는 동식물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자네에게 고마워하지 않을걸세. 자네는 어느 회사를 가나 인정은 받겠지만, 늘 맞아들의 역할을 해서 고단할 거고, 자네가 만들어 놓은 성과를 받아 먹고서 고마워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당연히 생각하게 될테니, 그런 부분에 스트레스 받고 살지 않으면 건강히 오래 살 것이네.』

꼭 무슨 게임의 NPC가 하는 말 같지만, 실제로 저런 식의 말을 들었다. 무려 네 번이나.

그래서 아주 오래된 나무로 살기로 했다.

사실 그 말을 들은 당시에도 그렇게 살고 있었어서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나도 께름직 했었다. 회사에서 업무 개선해야 할 부분들은 왜 필자의 눈에만 보이는지 모르겠고, 다들 어떻게 저렇게 맘편히 살까 궁금했다. 다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다 같이 편하게 할 수 있는 업무 자동화, 테스트 자동화는 손도 안대고 있어서 6개월을 혼자 야근해가며 해낸 적도 있다. 근데 열매만 쏙 빼먹고, 자기가 + 자기도 했다고 보고 하는 인간 군상들을 보며 회사와 업무에 질려하고 있을 때였다.

그런 상황에서 몇 달, 몇 년에 걸쳐 서로 다른 네 분이 모두 필자에게 동일하게 말을 하니 처음에는 신경이 곤두서다가, 두 번 째는 처음 분이랑 동일한 말을 하시니 신기해 하다가, 세 번 째 들을 때 쯤엔 그런가보다 했다. 네 번 째는 또 똑같이 말하나 확인차 간거고. 아마 저 명리학인지 뭔지, 사주 책이란거에 그렇게 쓰여 있나보다 생각하고 말았다. 어쨌든, 그 사주라는 분야에 필자의 인생을 ‘아주 오래 돼고 거대한 나무’로 정의 했다면 그 또한 받아들이고 살면 좋지 않나 생각하게 됐고, 그래서 필자는 결국 아이디를 「천년나무」로 개정했다.

그리고, 그 즈음 알게된 공자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 넣고, 필자가 이루어낸 성과 빼먹는 인간군상들도 너무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아직도 밉긴하다. 예전보단 관대해졌지만…)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공자께서 말씀하길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


아이디에 대한 TMI 이야기 4편

필자는 인터넷이 나오기 전, PC 통신의 초창기 때부터 네트워크에서 활동했다보니 꽤 오랫동안 아이디가 있었다. 그 이전에 오락실에서 신기록 수립 시에 쓰던 아이디도 있었고.

아이디 Too Much Information
PJH 필자의 본명 이니셜을 따서 어린 시절 오락실에 새기고 다녔던 아이디이다.
demonic PC 통신이란게 등장한 초기에 ‘하이텔’을 제일 먼저 사용했고, 당시엔 사춘기 소년이라 demonic이라는게 쿨해보여 지은 아이디이다.
angelic 대략 1995년까지 사용한듯 하다. PC 통신 3사(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를 모두 사용하면서 아이디를 변경했다.
angelic 이 아이디는 인터넷 초창기인 1995년부터 1997년 즈음 ‘네티앙, 신비로, 한메일’ 등에 사용했다.
xelion 1996년, 처음 인터넷 계정을 만들면서 변경했다. 당시 미쳐있던 스타크래프트1편에 나오는 Xel’naga라는 외계인들의 이름에서 Xel을 따와 만든 아이디였다. 최근까지 사용하다가 폴란드의 은행이 생겨 유럽 해커들이 필자의 아이디가 은행 아이디인지 알고 자꾸 해킹을 시도해서 2 way authetication을 모두 설정했지만, 그래도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녀석들이 귀찮아서 변경하는 중이다.
teveloper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 3년간 사용했다. Testing 잘하는 Developer라는 의미로 Teveloper라 하였으나, 필자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면 느낌이 이상하다고 반대해서 버리기로 했다.
xeppetto teveloper를 버리고 2020년부터 사용하는 아이디이다. Xel의 X를 그대로 살려 다시 사용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블로그도 이 아이디로 생성했다.

아이디에 대한 TMI 이야기 5편

인터넷이 발달하던 네트워크 통신의 초창기에 아이디라는 건 그냥 필자의 정보를 담아두는 증명 같은 걸로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대폭발이 일나며 갓난 아이도, 노령층도 모두 사용하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는 사용자 아이디가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혹은 정체성을 숨기기 위한 수단으로 변했다.

현재 사용 중인 Xeppetto는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 목수인 제페토(Geppetto)를 토대로 만든 아이디이다. 잘난 개발자는 되지 못하더라도, 즐기면서 뭔가를 계속 만들어가는 개발자는 될 수 있겠다 싶어, 문득 제페토를 선택했다.

제페토와 피노키오

피노키오를 만든 사람은 왜 젊은이가 아니라 할아버지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필자도 이런 글들을 할아버지가 될때까지 기록해봐야지 싶다. 멈추지 말고 뭔가를 계속 만들어가자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이 블로그의 목적은 필자의 인생 이야기들을 담을 그릇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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